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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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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3 09:29:28, 조회 : 1,309, 추천 : 3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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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적 노무관리, 정몽준은 대선 출마 자격 없다”
[인터뷰] 박종철 인권상 수상한 김석진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
2012년 06월07일(목)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김석진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은 오랫동안 민주노조운동을 해왔다. 1980년 현대미포조선에 입사한 이후 87년 노동자대투쟁을 거치면서 그의 활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1997년 부당해고까지 당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8년 3개월 동안 싸운 결과 2005년 복직판결을 받고 미포조선으로 돌아왔다.
그 오랜 싸움에 지칠 법도 한데, 그러나 그는 다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하자 이들의 복직을 위해 싸웠다. 그런데 정작 그는 사측은 물론 노조와 다른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소위 ‘왕따’를 당했다. 그리고 그는 농성 중인 2009년 현대중공업 경비대로부터 심한 구타까지 당했다.
이후 그는 병을 얻었다.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으면서 산재승인도 받았다. 이 모지고 힘든 세월을 겪어온 김석진 의장은 7일 ‘8회 박종철 인권상’에 선정되었다. 이날 경찰청인권보호센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 인권상을 수상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그를, 8일 미디어오늘이 전화로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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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씨
- 박종철 인권상을 받은 소감은?
“세계로 수출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세계를 선도하는 일등기업의 허상 아래 비정규직 차별과 정리해고 위협, 장시간 노동, 산재라는 이름의 기업 살인, 반인권적 노무관리의 진실이 짓눌리고 은폐돼 있다. 이 모순된 현실 앞에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결코 내려놓지 않겠다.
또 투쟁의 의무를 벗지 않으려 한다. 투쟁만이 야만에 짓눌려있는 노동자의 진실을 바꿔낼 수 있다. 노동자가 하나 되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올 때까지 열사들의 정신을 가슴에 담고,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을 (박종철)열사 앞에서 다시 다짐했다.”
- 정규직으로 입사해 노동운동을 하다 해고되고, 다시 복직된 뒤에는 비정규직을 위해 싸웠다. 왜 그랬는가?
“87년 민주노조가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 땅의 민주열사들이 죽임을 당하고 탄압을 받았다. 그렇게 민주노조가 만들어지고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 25년이 지난 지금, 비정규직들은 그 당시 정규직 노동자들이 받았던 고통을 그대로 받고 있다. 따라서 연대투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노동자라면 자본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잘못된 구도를 깨야 한다.”
- 당시 사내하청을 위해 싸우면서 사측은 물론 정규직 노동자들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도 기피대상이 되었다. 서운하지 않았는가?
“서운하긴 했다.(웃음) 나는 노동자를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동료들이 나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붙였다. 그럴 땐 참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행동에 어떤 힘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물증은 없지만 그 어떤 힘은 회사(미포조선)라고 본다. 때문에 서운한 것 보다는 우리가 더욱더 노조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09년 현대중공업 경비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을 물으며 1인 시위 등을 해왔는데, 여전히 하고 있는가?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우울증 진단을 받아 요양 중이다. 내가 2005년 복직된 후 사내하청 해고자 복직 연대투쟁을 했는데, 당시 내가 대표 격을 맡았다. 그 과정인 2009년 1월 심야에 현대중공업 경비대 50여명으로부터 각목으로 구타를 당했다. 이후 1달 동안 병원에 있었고 이후에도 계속 통원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회사는 나를 철저하게 미포조선 내에서 왕따 시켰다. 이때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불안과 우울로 불면증이 있었는데 다행히 지난달 산재 승인이 떨어졌다. 현재도 병원에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의 실질적 오너로 알려진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대권 출마 선언을 했다. 출마당시 사내하청 문제 해결을 말하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까지 제시했다.
“그 사람은 대선출마 할 자격이 없다. 노사관계를 이야기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아주 악질적인 노무관리를 하는 기업의 최대 주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최대주주가 기업이 그렇게 운영되는 것을 방치하면 안 된다. 자신이 실질적 오너인 사업장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동3권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을 기만하고 노동자를 기만했다. 당장 포기하고 스스로 국민과 노동자를 우롱한데 대해 사죄해야 한다.”
- 민주노총 등 현단계 노동운동이 정규직 중심성을 탈피하지 못했다고 비판받고 있다.
“87년도 노동자 대투쟁 이후 90년까지, 그나마 한 3년간은 노동조합이 제 역할을 했다. 그런데 90년을 지나면서 자본의 억압으로 민주노조 운동이 계속 무너져왔다. 나는 지금 거의 대다수의 사업장에 민주노조가 무너졌다고 본다. 자본은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 늘여 자기 이윤을 극대화 시키려 하는데, 노조가 끊임없이 관료화되고 어용화되니 비정규직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런 단위사업장을 대표하는 상급단체 또한 관료화되고 무너지고 있다. 무너진 단위사업장과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들은 이제 87년 초심으로 돌아가 현장의 바닥부터 찾아가고 노동자들을 조직해내야 한다. 민주노조를 생각하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글 : 미디어 오늘 사진 : 박종철열사추모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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