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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공감준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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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31 21:26:25, 조회 : 2,167, 추천 : 818 |
사람이 그리운 사람들의 2006 해걷이 콘서트 우/연/공/감 ‘밥만 먹고 살 수 있나요?!’
콘써트가 끝났습니다
조직단위가 아닌 사람들이 어느날 보내오는 소통과 연대의 손을 잡으면서 뭔가 흐뭇하고 따뜻한 힘을 느낀 2006년이었습니다.
고길섶 강연회, 작은 사업장 연대투쟁,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7조각 테트리스, 우연공감...
2006년 한해동안 있었던 이런 소중한 흐름, 자발적인 소통과 연대를 기억하고 공감을 넓혀가기 위한 자리가 우/연/공/감 콘서트였습니다.
준비과정에서 여러 가지 경계를 만났습니다.
준비위원으로 모여주신 분들과 폭넓게 견해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한데, 실무를 자처한 사람들이 몇차례 회의를 하면서 만났던 서로 다른 견해들은 그것 자체로도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시작할 때 명확한 상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분명한 조직적 목표가 없는 일이어서 인지, 진행하다보니 더 많은 그림이 이야기되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그림들이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굳이 관철시켜야 할 조직적 목표가 없다는 것은 자신의 견해를 끝까지 관철하려고 욕심내는 것이 아닌, 현실에서 만나는 문제를 인정하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상황도 받아들이게 했습니다. 사람에 따라 어쩌면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지점을 그냥 포기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형식을 고집하기보다 취지였던 내용을 더 중시하며 형식에 대해 과감히 생각을 모아나가는 넓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진행과정에서 때때로 속상함도 있었습니다.
‘자발성’이라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도 민감성이 떨어져서 놓치고 갔던 경우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취지에 대해 다시 떠올리고 생각하며, 그저 행사하나를 치루는 것에 꽂히지 않기 위해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그 과정도 의미였다고 봅니다.
물론, 여전히 준비위원으로 함께 해주신 분들과 더 넓게 이야기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될 듯 합니다.
그러나, 직접 얼굴보고 견해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콘서트공간에서 공감들이 오고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콘서트가 끝나고 많은 준비위원들께서 좋은 자리였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그것이 그저 바램만은 아니었다고 또 믿어봅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경계는 다음번에 조금씩 허물어지리라 믿어봅니다.
그동안 반가웠습니다.
우연공감 준비모임은 그날 그 자리를 만든 것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다시 만날 때는 더 친숙해진 우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 준비과정에서 했던 일들
- 7조각 테트리스 상연때 준비위원 모집 공고글 나감
- 울산노동뉴스 소리방송에서 준비위원 모은다는 내용을 알림
- 초동모임 1,2차 내용 홍보, 메일링
- 공개적으로 각 게시판에 준비과정을 알리는 홍보
- 초대장을 통해 아름아름 준비위원 모으기
- 우/연/공/감 콘서트 인터넷 까페 개설 운영
- 울산노동뉴스를 통해 한해동안 있었던 자발적 연대를 위한 모색 특집 씨리즈 글 게재
- 각 게시판에 인터넷 까페 배너 달기
- 몇몇이 무대준비를 위해 미리 모여 톱질하고 칠하고 가위질도 함
- 공예 프로그램을 위해 소호숲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겨울 숲 조각들을 준비함
- 준비위원 최종마감과 입금,수금 확인
- 콘서트 리플렛 제작
- 당일 진행을 위해 실무준비를 자처한 이들 역할을 나눔
(무대제작, 공연장 주변 데코, 안내데스크 정리, 어린이방 꾸미기, 다과준비..)
- 당일 콘서트와 뒷풀이
- 콘서트 마감에 필요한 몇가지를 위해 한일제관 연대투쟁 마치고 모인 준비위원들이 이야기나눔
○ 콘서트 하는 날 풍경
콘서트 하는 날은 오전 10시에 실무준비위원들이 모였습니다.
콘서트에 오실 준비위원들에게 연락을 다시 해둡니다.
아침 일찍 무대 세트를 옮겨오기 위해 부산으로 갔다가 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각자 역할을 나누어 문구점으로, 시장으로 흩어졌습니다.
오후 1시에 여성회관 문이 열리므로 시간맞춰 다시 행사장에 모였습니다.
무대세팅팀과 다과 준비팀이 나뉘어져 못질하고 물끓이고 바빴습니다.
공연장 데코를 해줄 준비위원이 오후에 와서 열심히 뭔가를 썼습니다.
아이들 방을 꾸몄습니다.
음향 셋팅을 하고 조명탑을 만들고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공연장 조건이 열악해서 음향과 조명에 애를 먹었습니다.
전압도 딸리고, 흡음이 되지 않는 콘크리트 벽명의 강당이라 소리를 잡는데 힘들었습니다.
공연장 관계자들이 무대세팅되는 걸 보면서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는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5년동안 근무했지만 이런 일을 처음이라며 혹시 사고가 날기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갔습니다.
오후 5시 30분 쯤되니, 몇몇 준비위원들께서 아이들과 함께 오십니다.
사전에 공예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과를 나눴습니다. 다과는 떡과 김밥, 과자, 따뜻한 차가 있었습니다. 미리오신 분들이 일을 거들기도 했습니다.
오후 6시가 되면서 더 많은 준비위원들과 그 가족과 친구들이 오시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장에서는 겨우 시간맞춰 조명이 완료되어 리허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깥에서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다과를 나누고 공예를 하면서 30분 가량을 보냈습니다.
오후 6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그전에 아이들은 아이들 방으로 이동하게 했고, 아이들 공예진행을 해주시고 재미있게 놀아주시는 선생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콘서트 준비위원의 조카되는 분이라는데 너무나 진심으로 아이들을 만나주고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셔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공연 시작을 알리고 조명이 꺼지면서 음악이 바뀌었습니다.
아마츄어들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러스극 ‘그건, 당신들의 상식’이었습니다.
10분가량 공연되었는데 강렬한 이미지였습니다. 의사인 남편에 의해 몰래 성감별후 낙태당한 여성이 남편을 상해한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3명의 배우가 열연했고 관객들은 그들을 놀라워 했습니다.
이어서, 아마츄어 (가칭) 몸부림 사람들이 ‘주문’이라는 노래에 맞춰 강렬하고도 부드러운 춤을 보여주더니 ‘내일의 노래’라는 노래에 맞춰 가볍고 귀여운(?) 동작으로 참가한 관객들의 환성을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잠시 무대가 정리되고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유미희 동지가 나와서 오늘까지 오게된 과정과 취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게된 과정을 서로 확인해보다가 ‘피라미드방식’이었다는 말에 다들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연대투쟁과 강연회등의 자발적 소통과 연대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확인하다가 셋팅이 완료되어 ‘게으른 피 연영석’을 소개하며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연영석동지의 공연은 6곡정도의 노래로 이어졌습니다.
일렉기타리스트와 함께 하는 공연은 연주나 노래등에서 평소에 보지못했던 모습이어서 관객들은 연신 환호하고 감동했습니다.
그다지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문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조용하고도 친근감있게 해주셨고 노래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 내었습니다.
관객들은 또소리를 외쳐서 공연시간이 늘어가게 했습니다.
그리고, 연영석동지의 소개로 우창수동지의 무대로 옮아갔습니다.
연영석동지의 무대가 강렬함과 뜨거움이라면, 우창수동지의 무대는 잔잔함과 따스함같은 것이었습니다. 우창수 동지도 6곡정도의 노래를 했습니다. 걸쭉한 입담으로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곤 했습니다.
마지막에 ‘사노라면’을 부를때 연영석 동지가 우창수동지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노래도 했습니다. 관객들도 일어나서 서로 기쁘게 어우러 졌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를 이야기를 했습니다.
유미희 동지가 공연장 대관을 할 때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고 했습니다.
대관 시간을 1시간 착오하여, 공연장 관계자들의 독촉을 계속 받으면서 대관시간을 어겨가며 공연을 끝까지 했답니다.
그분들이 집에 갈 시간이 늦어진 것에 미안해하면서, 하지만 이렇게 독촉받지 않으면서 일상적으로 우리들의 문화와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이야기했고 관객들은 공감의 고개짓을 해주셨습니다.
재미있었는지 우연히 만난 공감이 있었는지 물어보니 객석에 앉은 분들이 흥쾌하고도 큰 소리로 ‘예~’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서로 웃음을 머금은 채 콘서트가 끝났습니다.
공연장을 나서면서 아름아름 연락을 받고 이 자리에 왔던 준비위원들과 그 준비위원들이 모시고 온 분들이 ‘이렇게 좋은 자리에 함께 하게해줘서 고맙다’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너무 좋았다고도 하시고....또 이런 자리들이 있었음 한다고도.....
노래한 사람들의 음악이 너무 좋다고....그들이 우리 곁에 있어서 고맙다고도....
아이들이 만든 솔방울 트리와 나비 이름표도 너무 예쁘고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손에 손에 하나씩 둘씩 자신들이 만든 것들을 들고 나서는 아이들의 얼굴도 만족스러운 듯했습니다. 어떤 어린이는 자신은 공연을 보고 싶은데 왜 어린이방에 가라고 하냐며 엄마에게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데리고 들어와 공연을 보게했는데, 어떻게 된게 아이들도 공연에 푹 빠졌습니다.
콘서트중 일부분을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울산노동뉴스 영상소식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포토뉴스에도 보도되어 있습니다.
매운탕 집에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십시일반원칙으로 돈을 걷었는데, 모자라서 준비기금의 일부를 지출했습니다.
당일까지 모아진 준비기금은 예산에 모자라서 걱정했는데 당일날 준비기금을 주신분들도 있었고 우연히 오셔서 공연료 모금함에 넣어주신 분들도 있어서, 예상보다 많은 돈이 모였습니다.
뒷풀이에는 공연한 아마츄어 팀들과 콘서트를 해주신 두 팀, 그리고 준비위원들이 함께 했습니다. 모두들 스스로에게 의미있었다는 말씀들이었습니다. 노래로 소감을 대신하시는 준비위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2차도 갔습니다. 1차에 참가하신 분들이 2차에도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 갔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자발적인 흐름을 만들어가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재정 정리
애초에 최소한으로 필요예산을 잡았습니다. 공연료를 적절히 챙겨주지 못하는 수준이었지요. 그러나, 우창수 연영석 동지도 취지에 동의하는 준비위원이 되어주시면서 그 모자람을 서로의 마음으로 대신했습니다. 두 동지도 준비기금을 내어주셨습니다.
2,500,000원이 필요예산으로 잡혔는데, 당일날 좀 모자란 듯하다가 예산을 넘어섰습니다.
총 2,716,000원이 모아졌고 2,534,450원이 써졌습니다.
대관료,음향,조명,무대,공연료,다과준비,뒷풀이 지원등으로 쓰고 남은 돈이, 181,150원입니다. 이 돈을 어떻게 처리할까에 대해 이리저리 몇몇 준비위원들께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울산노동뉴스에서 하고 있는 힘든 동지들을 함께 하기 위한 기금 모금 문화운동인 ‘함께 나눕시다’로 돌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소호 숲에서 자연물을 모아올 때 숲을 알려주시고 수고를 함께 해주신 숲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최종 이야기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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