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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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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5 08:40:44, 조회 : 2,287, 추천 : 6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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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철 울산본부장은 후보를 사퇴하고, 비정규직 투쟁에 힘써야 한다
투쟁하는 동지를 고립시킨 상태에서 오히려 협상을 하라고 압박하는 자리에 참석해서 농성투쟁을 멈추게 한 장본인이다
2010년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현주소가 드러났다. 정규직 노동조합의 이기주의와 기업별 노동조합운동의 한계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투쟁 기간 동안 연대한 사람들은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투쟁이 멈추지 않았는데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선거를 한다고 한다. 비정규직 투쟁에 집중하기 위해 선거를 중단한다고 선언한 뒤였다. 그 때 선거를 중단한 상황에서 지금은 얼마나 변화가 있을까?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지난 11월 15일 후보등록 공고를 했다. 공고 당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동지들은 파업에 돌입하면서 1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그날 저녁 집회에 참석한 김주철 민주노총울산본부장은 마이크를 잡고 지역본부 선거를 연기한다고 선언했다. 당연한 결정이었다. 지역에서 중요하고 큰 투쟁을 하는데 선거 때문에 지역본부의 집행부가 없다면 혼란스러운 상황이 뻔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지휘하고 책임져야할 지역본부가 선거로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는 다음날 운영위원회를 열어 현자비정규직 투쟁과 관계없이 선거를 치른다는 결정으로 본부장의 말을 번복했다. 그리고는 등록마감일인 18일, 김주철 현 본부장과 현 임원들이 단독으로 등록을 하고 선거를 강행한다. 19일부터 지역본부는 직무대행체제로 전환하고 자신들의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2일째인 11월 20일, 황인하 동지가 집회 현장에서 분신을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현대 자동차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이 절박해졌다. 그러자 김주철 후보자는 다시 선거 중단을 선언하고 현대 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지휘하기 위해 울산지역 본부장으로 복귀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김주철 본부장과 현 집행부의 이후 행동을 보면 비정규직 투쟁을 책임지기보다는 자신의 선거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처음 선거 연기를 선언했다가 바로 번복하고, 두 번 째 투쟁의 한 복판에서 선거 중단을 선언하고 본부장으로 복귀하겠다 했으면 이는 투쟁을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중단한 것이다. 그러나 김주철 본부장을 비롯해서 단독 출마한 현 집행부는 뒤로는 민주노총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그러면서 선거의 입후보는 유효하며 단순한 선거운동의 중단이라는 결정을 받아냈다. 투쟁보다는 그 투쟁을 회피한다는 비난을 피해가기 위한 면피용 중단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이에 대한 비판에 대해 운영위원회를 거쳤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거쳤으므로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이 점거 농성에서 협상으로 전환을 하자 12월 15일부터 다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되는 것인가? 노동운동에서 권력을 잡은 정파의 뻔뻔함이 점점 도를 넘고 있다. 예전에는 적어도 선거가 중단되면 사퇴를 했다. 선거 중단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인 것이고 이를 책임지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명분도 쌓지 않을 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인가. 비판쯤은 집권만 하면 관계없는 것인가. 김주철 본부장이 사퇴해야 할 이유는 많다.
첫째, 김주철 본부장은 투쟁할 의지가 없다
김주철 본부장은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이 울산지역 해고자를 비롯한 연대 동지들에 대해 제 3자라며 출입을 통제할 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지역의 본부장으로서 현대차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노동자와 연대 동지들과 갈등을 겪고, 폭행 사태까지 일어났는데도 지켜만 보고 있었다. 투쟁하는 동지를 고립시킨 상태에서 오히려 협상을 하라고 압박하는 자리에 참석해서 농성투쟁을 멈추게 한 장본인이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이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파업 결정을 무시하고 조합원 찬반 투표로 책임을 넘긴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물론 다른 금속노조 사업장이 모두 총파업에 참여했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현대차 정규직 노동조합은 애초부터 금속노조의 지침과는 무관하게 조합원 총투표를 선언했다. 이는 산별노조의 기능과 지도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며, 사안 자체가 자기 사업장의 비정규직 투쟁이었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이다. 전체적인 평가는 비정규직 투쟁이 끝난 후에 다시 하겠지만, 정규직 조합원들을 끝없이 설득하고 동참시키면서 금속노조의 파업 결정을 시행했어야 한다. 파업이 어렵다면 적어도 파업까지 갈 의지로 투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결정했으면 울산지역 본부장은 울산의 금속노조 파업을 챙기고 울산지역 전체로 투쟁을 확산 했어야 한다. 그러나 김주철 본부장은 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후보출마의 합법성을 확인하고, 선거 성사를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이런 행동을 보인 사람이 선거에 나오는 것은 안 된다.
둘째, 김주철 본부장의 지도력 부족은 이미 검증되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동지들이 투쟁을 하는 동안 김주철 본부장의 지도력 부족은 이미 드러났다. 비정규직 투쟁기간에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의 집중 집회가 있었고 전국으로 투쟁이 확산되었다.
그러나 정작 이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울산지역은 오히려 조용했다. 전국에서 연대 동지들이 달려왔지만 정작 울산지역본부는 지역의 지부장들이 투쟁을 결의 하거나, 모금과 개별적인 집회 참여가 다였다.
비정규직이 벌인 역사적인 투쟁에 지역대책위를 바로 꾸려내어 노동자들만의 투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조직하고 투쟁했어야 했다. 기존에 있던 불법파견대책위도 활용하지 못했고,
현대차정규직노조의 눈치만 보며 홍보물조차 제대로 뿌리지 못하는 지역본부의 지도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이번 싸움은 여론도 무척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그 싸움의 중심이어야 할 지역본부는 이런 투쟁을 하지 않았다. 기존에 있는 불파대책위로 활동하기 어려웠다면 즉시 싸울 사람들로 지역대책위를 꾸려 현대차정규직 노조를 압박해서 지역의 공동투쟁을 만들었어야 했다. 이는 울산지역 전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전국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지역본부의 역할이 무엇인가? 멀리 있는 산별조직 상급단체가 하지 못하는 일을 바로 지역의 동지들이 함께 하고 책임지는 구심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그러나 김주철 집행부는 이런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셋째, 김주철 집행부는 비정규직을 위해 싸운 김석진 동지를 두 번 죽인 사람이다.
2009년 1월, 미포조선의 하청노동자 용인기업 동지들의 복직을 위해 미포조선 정규직노동자가 굴뚝까지 올라가 싸웠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투쟁이었다. 굴뚝 농성 과정에서 미포조선의 김석진 동지가 현대중공업 경비대에게 테러를 당하게 된다. 이 싸움으로 용인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복직을 했고, 민주노총 지역본부와 현대중공업은 협상을 통해 고소고발 철회에 징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 등을 하게 된다.
그 당시 테러를 당한 당사자인 김석진 동지는 이 합의서에 동의하지 않았다. 노동자가 목숨까지 위험한 테러를 당했는데도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도 없이 마무리하는 것에 동의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주철 집행부는 김석진의 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라며 합의를 강행했다.
그러나 합의 후 굴뚝에서 내려온 두 동지는 구속이 되었고 투쟁한 노동자들도 징계를 당했으며, 합의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미포조선노동조합은 김석진에게 정권 5년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미포조선노조가 김석진 동지를 징계할 때도 지역본부는 이를 막아주지 못했고, 최근 민주노총을 탈퇴할 때도 조합원들에게 이를 알리고 부결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김석진 동지는 이 테러로 2년 가까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럴진대 합의의 당사자인 울산지역본부는 운영위원회에서 김석진의 치료비는 김석진이 부담하라는 결정을 내려 분노하게 했다. 합의서를 쓴 자본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당장 항의하고 투쟁하는 것이 순서이고 도리인데, 오히려 테러 피해자에게 알아서 책임지라는 것이 지역본부가 할 일인가? 그럼 누가 조직을 믿고 앞으로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싸울 것인가?
이 사태를 안 언론사 기자가 현대중공업에 확인하니 청구하면 치료비를 주겠다고 했다 한다. 민주노총이 항의라도 강력하게 했으면 자본에게 지울 수 있는 책임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을 했던 집행부가 다시 고스란히 재출마 한다는 것은 노동운동을 위해서도 안 될 일이다.
넷째, 선거를 재개할 만한 상황 변화가 없다
황인하 동지가 분신을 한 11월 20일 긴급하게 선거 중단 결정을 내린 사유가 달라진 게 없다. 비정규직의 파업투쟁은 진행 중이다. 단, 여러 조건과 상황 때문에 공장을 멈추지 못하는 것 뿐이다. 다시 공장을 멈추기 위한 투쟁이 지금도 진행 중이며 이 투쟁을 책임지겠다고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선거를 멈춘 것이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협상국면이라면 더욱 지역본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비정규직 투쟁은 다 끝나고 마치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온 것처럼 못 박고 선거를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진짜 이 투쟁을 책임지겠다는 태도인가?
다섯째,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과 관계가 문제다
현 김주철 본부장의 소속 정파는 누구나 알 듯 우파이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강하게 하고 있다. 지금 노동운동의 우파와 야권 세력들은 반이명박 기치를 걸고 대동단결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도 마찬가지다.
지난 울산역 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을 입법한 정당인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에서 김영대와 이인영이 대표로 참석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김영대가 누구인가? 민주노총의 사무총장까지 지냈고, 재정위원회 비리사건의 주범이었던 인물이다. 거기다 노무현정권 시절 정권의 품으로 날아간 노동계의 부끄러운 인물이다. 반노동자적인 법을 입법한 정권에 복무했던 사람들이 어떤 반성과 사과도 없이 비정규직 투쟁을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를 무대에 세우는 민주노총의 잘못이며 서글픈 현실이다. 비정규직법은 이명박이 만든 법이 아니다.
역대 정권 중에 노동자를 가장 많이 구속시키고 비정규직 양산을 합법으로 만들어 자본가의 이익에 앞장섰던 정권이 민주당이다. 그들이 국회를 과반수 이상 잡고 있을 때 10명의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무시하고 탄압했던 게 불과 4년 전인데,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민주노동당은 누구의 정당인가? 노동자들에게 반성과 사과 없는 야권과 무조건적인 대동단결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우파 소속이며, 현 민주노총 집행부와도 궤를 함께 하는 울산지역본부 현 집행부는 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김주철 본부장이 투쟁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은 것이 현재 집행유예 기간인 것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경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다시 감옥에 가서 몇 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사람을 굉장히 위축되게 만드는 일이다. 감옥에 얼마든지 다시 갈 수 있다는 의지로 출마했다면 그런 의지가 이번 비정규직투쟁에 보였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김주철 본부장의 집행유예 기간이 4년이다. 본부장 임기가 3년인데 임기 내내 집행유예라는 부담으로 지도자가 위축된다면 그 싸움은 제대로 될 수 없으며, 집행부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이 후보로 다시 나와야 할 만큼, 소속 정파가 사람이 없는 것도, 다른 후보가 안 나온 것도 모두 우리 노동운동의 아픈 현실이다.
이명박 정권의 행태는 뻔하다. 투쟁하면 감옥에 보낼 것이다. 김주철 본부장은 그게 두렵거든 나오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집행유예 다 끝나고 출마하면 된다. 진짜 투쟁할 사람, 감옥에 가는 걸 두려워 하지 않을 사람, 필사즉생의 각오로 싸울 사람, 그런 사람이 지역본부를 책임져야 한다.
구차하고, 명분도 없으며, 원칙에도 맞지 않는 이번 본부장 선거는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김주철 집행부는 후보에서 사퇴하고,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에 더 힘을 보태어야 한다. 선거는 적어도 비정규직 투쟁이 마무리 된 후 지역 동지들과 함께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
민주노총 지도위원 이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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