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구정문 안에 들어가 서 있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출입증이 없어 못들어 간다고 했습니다. 정리해고 당해서 출입증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또 물었습니다.
"이렇게 서 있으면 다시 들어가 일 할수 있어?"
저는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아니, 다시 일 할 때 까지 서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 하면서 의문이 풀렸는지 다시 촛불을 가지고 놀기 시작 했습니다.
"아빠 정리해고 당했어?"
아들이 그렇게 물을 때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아들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아니기 위해서라도 저는 반드시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 난 대로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출근 할 때 까지 투쟁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맨날 집에서 놀고 있는 아빠를 보고 아들은
"아빠는 왜 출근 안 해?"
아들에게 그런 말 들을 때 듣는 아비는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
우리 아들에게 이런 기분나쁜 불법파견 비정규직 구조를 넘겨주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없는 공장만들기 투쟁에 열심히 참여 하고자 합니다.
아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구정문 앞에 서 있는데 울산 노동자 배움터 여성 동지가 와서 아들과 함께 촛불시위 끝날때까지 놀아 주다 집으로 가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출입증 말고 사원증을 달고 당당하게 출근 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비정규직 딱지 뜯어 내고 정규직 딱지 붙은 출근복 입고 출근 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이미 대법원에서 판결난 상태이니 불법업체 폐쇄조치 하고 불법파견 비정규직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 하라고 현대자동차 사측에 당당히 요구할수 있습니다.
끝까지 현대차 사측이 대법원 판결문을 무시 한다면 대법원에서 책임지겠죠. 아니면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 단결해서 투쟁으로 돌파 해 낼수 밖에요.
나섭시다. 투쟁 대열에... 불법파견 정규직화 꼭 이루어 냅시다. 그것이 우리 꿈이고 희망입니다. 마지막 남은......
단결하고 또 단결해서 투쟁의 강을 흐르게 합시다. 도도하게......
서기상
강 (도종환/시, 윤민석/가락)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간다 가장 더러운 것들을 싸안고 우리는 간다 너희는 우리를 천하다 하겠느냐 너희는 우리를 더럽다 하겠느냐 우리가 지나간 어느 기슭에 몰래 손을 씻는 사람들아 언제나 당신들 보다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흐른다 언제나 당신들 보다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흐른다 우리는 흐른다 우리는 흐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