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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6 09:19:19, 조회 : 3,180, 추천 : 1293 |
[기고] 청년실업은 사회적인 문제다!
54호
2010/05/11
지금 현재 통계상으로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7% 정도로, 약 35만명 정도가 청년실업자이다. 그러나 실제는 청년실업 100만 시대가 더 진실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실업률을 계산할 때 취업준비생이나 구직단념자를 비경제활동인구라 칭하며 청년실업자와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의 취업준비기간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5~6년까지 된다. 구직단념자 역시 말이 좋아 구직단념자일뿐 사실대로 말하면 ‘백수’이다. 그래서 이들까지 통계에 포함시킨다면 우리나라의 실질 청년실업률은 무려 20%에 육박한다.
왜 이렇게까지 많은 청년실업자가 생겨났을까를 고민해 본다면, 나는 무엇보다 문제의 원인을 ‘비정규직’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높은 청년실업률을 가지고서 그 문제의 원인을 일자리부족과 20-30대 청년실업자들의 눈높이를 들먹이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잣대들로 단정 지을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의 일자리들은 날이 갈수록 안정적이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들보다는 유연성과 효율성을 운운하는 불안정하고 미래가 확실하지 못한 비정규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말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해서 높은 실업률이 나타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일자리를 최대한 많이 창출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문제는 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닌, 일자리가 있어도 제대로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에서 온다.
20-30대 취업준비생들의 눈높이에 관한 지적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20대의 문제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에서 읽은 건데, 입시교육을 거쳐 대학에 진학한 나로서는 정말 완전히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 내용을 인용해 본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전체 수험생 중 약 83%에 해당하는 대다수가 대학에 진학한다. 이렇게 대다수가 고학력자들인데, 그들은 초, 중, 고등학교를 거쳐 오면서 정말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왔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역시 높은 등록금의 압박을 견디며 남들보다 더 많은 스펙 쌓기에 집중하며 공부해 왔다. 그런데 어쩌면 앞으로 잘 먹고 잘 살기위해, 과거에 대한 일종의 보상심리를 기대하며 취업준비를 하는 이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둥 노력이 부족해서라는 둥의 충고를 하는 기성세대들은 20대들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역시 진심으로 공감했던 것이, 학교 다닐 때는 무조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서 스펙 많이 쌓아 좋은 데 취직하라 가르쳐놓고, 사회에 나가는 순간 눈높이를 낮추어라,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며 나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여기서도 핵심적인 것은, 눈높이를 낮춘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크게 없다는 것이다. 대졸 출신의 한 청년이, 대기업을 바라보다가 결국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으로 취직한다 해도 결국은 계약직이나 임시직 즉 비정규직으로 취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취직이 아니라 그저 회사에서 필요할 때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이제 비정규직이 판을 치는 사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공기업으로 가고자 한다. 여태껏 공부해왔던 전공과 전혀 상관없이 새로운 책을 사 들고, 노량진, 신림동 등지의 고시원에 방을 잡아, 근처의 고시학원에 다니며 공부한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공부와 엄청난 경쟁률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공부한다. 하지만 이제는 이것조차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과거에는 사기업에서부터 시작된 구조조정과 정규직의 비정규직화가 이제는 공기업으로까지 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제 막 20대가 되었고, 몇 년 후면 취업전선에 뛰어들겠지만, 지금 현실은 갈수록 참 암담하다고 여긴다. 취업의 문이 날로 더 좁아져 가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이나 다름없는 입장에 있는 나로서도 이제는 정말 사회에 나갈 때, 바늘구멍이나 다름없는 정규직의 문으로 들어가 또 새로운 경쟁 속에서 살아가거나, 비정규직으로 가는 길 밖에 없다. 더 최악의 경우는 구직단념자가 되는 상황일 것이다.
이런 문제를 접하면서 실제로 이런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회의가 드는 것은, 이런 현상들이 결국은 효율성이라는 이름아래 행해지고 있는 폭력이나 다름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금 청년들이 처해있는 상황과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보았을 때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비인간적인 경제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결국 기성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말하는 기성세대란, 20-30대의 많은 청년실업자들이 생겨나게 무관심으로 일관해온 많은 윗세대를 의미하는데, 효율성이라는 이름아래 자신들의 자식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리며 사람다운 삶을 영위해가지 못하는 상황이 오도록 방치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청년실업자들의 현실 자각과 저항이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정말 전 세대가 함께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본다. 방치하는 순간 문제는 점점 더 고착화되어가고, 더 심각해 질 것이다. 문제의식을 지니는 것을 넘어서, 지금보다도 더 끈질기고 집요하게 저항하는 방법 밖에 없다.
→ 자본주의가 영원히 풀 수 없는 문제 - 실업
→ 체제와의 투쟁이 없는 실업대책은 대책이 아니다
김소연 (성공회대 1학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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