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소봉의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상관설아는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두 손으로 턱을 괴고는 계
속 독촉하고 있었다.
"당신은 일하다 말고 뭐하는 거예요? 빨리 계속해서 파요. 건강해 보여도
쓸데없군요?" 육소봉은 소매로 땀을 닦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밥을 안 먹었어. 지금 나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네 아저씨와 술을 마시고 있어야 하는데 바보같이 여기서 구멍이나 파고 있
다니." 설아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당신은 설마 이렇게 어린 소녀에게 땅을 파라고 하는 것은 아니겠죠?" "
나는 뻔뻔스러운 게 아니야. 재수가 없는 거지."
"이게 어떻게 재수가 없어요? 영광이지요."
"영광이라고?"
"다른 남자들은 땅에 꿇어앉아 나 대신 구멍을 파겠다고 부탁을 해도
하는 금속성이 들리며 수십 줄기의 싸늘한 광채
가 허공을 뒤덮으며 그의 등뒤를 향해 날아왔다.
거의 등뒤에는 눈도 없고 손도 없었다.
화옥곤은 아연실색했다. 초초의 눈에는 빛이 반짝였다.
바로 이 순간 육소봉은 갑자기 몸을 돌렸고 수십 줄기의 싸늘한 광채는
기적처럼 그의 겨드랑이 사이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원래 그의 앞쪽에
서 있던 화옥곤의 가슴에 전부 꽂혔다.
화옥곤은 두 눈이 돌출된 채 호신을 노려보며 한발 한발 앞으로 걸어왔
다.
호신도 안색이 변해 한발 한발 뒤로 물러났다.
화옥곤은 몇 걸음 걷지 못해 눈가와 콧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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