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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해방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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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0 14:00:13, 조회 : 2,264, 추천 : 880 |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쥐어짜서 쌓아올린 거대한 이윤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일은 거의 없다. 이윤의 내용과 크기가 드러나는 순간, 한줌도 되지 않는 자본가들이 다수 노동자들을 얼마나 착취하고 있는가가 백일하에 폭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른바 경영권 또는 기업비밀이란 이름으로 기업의 이윤구조는 철저하게 은폐된다. 이번 정몽구 부자 비리사건은 그들의 착취가 얼마나 거대하게 자행되고 있는지를 어느 정도 드러내 보여주는 흔하지 않은 사건이다.
이제껏 대자본가를 싸고돌며 그들의 계급적 이익을 철저히 대변했던 검찰의 공식발표만 보더라도 착취의 규모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노동자들이 확인한 것만 해도 비자금은 1,214억 원, 배임혐의는 4,000여억 원에 달한다. 정 부자의 호주머니 속으로 이윤이 차곡차곡 쌓이게 한 주요 통로는 글로비스였다. 글로비스를 이용하여 정몽구 부자는 불과 5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주식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렇게 해서 정몽구 회장의 개인재산은 2005년 1년 사이에 1조 8천억 원이 증가했다. 세계 437위 갑부에서 207위의 갑부로 수직상승한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노동으로 생산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자들이 단 한 푼도 만들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몽구 부자의 비리자금과 그들을 세계의 갑부로 추앙받게 한 모든 부의 근원은 현대차와 그와 관련되어 있는 회사의 노동자들이 흘린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른바 “경제정의”의 진실은 무엇인가?
드러난 진실은 그것만이 아니다. 정몽구 회장을 구속하면서 검찰은 “일시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의’를 집행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체질이 개선되어 장기적으로는 국가적 이익이 증대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비쳤다. 그런데 검찰이 말하는 ‘경제정의’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노동자들을 착취해서 부를 축적하는 도둑놈들(대주주들) 사이에서 공정한 분배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장물’을 가지고 분배를 논의하는 도둑놈들에게 ‘정의로운 분배기준’을 권하는 것과 같이 아주 황당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검찰이 완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왜냐하면 진짜 목적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자본주의 착취경제를 더 원활하게 작동시키겠다는 것인데, 이른바 ‘건전한 자본주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검찰 일부 관계자는 “무능력한 정 부자를 경영에서 물러나게 하고,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을 세우면 더 낫지 않겠느냐”는 속내까지 내비췄다. 이것은 장물의 크기를 늘리기 위한 유일한 수단인 “노동자 착취”를 유능한 프로에게 맡겨야 한다는 착취체제의 판단을 반영한다. 결국 검찰은 사장들의 착취체제를 보호하고 강화하려 애썼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이 의도하는 ‘보다 낳은 건전한 자본주의’와 ‘공정한 분배기준’은 자본가들이 사회의 모든 것들을 쥐었다 폈다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언제든지 허공을 치는 공염불이 될 수 있으며, 오히려 정치 관료와 기업가, 법률 관료와 기업가의 계급적 담합관계를 더욱 들추어내게 할 뿐이다.
정몽구 회장의 석방이 그것을 입증한다. 그는 10억 원의 거금을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로써 우리 노동자들은 검찰과 법원이 거대자본가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고 그들이 휘두르는 법의 잣대가 누구의 생존과 이익만을 대변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정몽구 석방과 비정규직 정리해고 - 분열된 정신상태의 부산물
한줌 자본가들이 지속적으로 커져가는 부의 성채를 바라보며 “이대로!”를 외치고 있는 순간, 그 부를 만들고 있는 노동자들은 ‘희생양’이 되고 있다. 임금삭감, 노동조합 탄압, 비정규직 정리해고, 부품사 노동자들의 살인적인 노동 강도의 강화가 그것이다. 그야말로 노동자들은 극도의 가난과 실업, 무권리와 폭력으로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당기순이익은 2005년에만 2조 3천억 원을 기록했다. 이 돈이면 1만여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서 연간 추가로 지불해야 할 돈은 약 2,000억 원이다. 또한 그 돈의 액수는 ‘부품단가인하’ 등을 이용해 40만 부품사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또 쥐어짜서 갈취한 수조 원의 착복액과 거의 일치한다. 이 돈은 단가조정을 통한 현상유지로 부품사 사장들의 불만을 잠재우는데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며 오직 부품사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조건 개선하는데 지불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실이 이런데도 현대는 ‘위기’를 떠벌린다. 그리고 ‘임금동결,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정리해고하고 있다. 너무 먹어서 배가 터질듯이 부르면서도, 노동자들의 아주 작은 생존권까지도 다 빼앗으려 발악하고 있는 것이다. 수조 원을 착복하여 챙기고 있는 자가 탐욕스럽게도 백만 원을 벌고 있는 사람들의 돈까지 내놓으라며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분열된 정신상태의 부산물이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도둑들에 맞선 유일한 정의 - 노동자투쟁
우리의 진짜 모습은 고통당하고 신음하며 나가라면 나가고 들어오라면 들어오는 힘없는 노동자가 아니다. 이런 모습은 자본가가 시시때때로 노동자들에게 주입하는 허구일 뿐이다. 자본가의 착취와 폭력에 맞서 당당하게 투쟁하는 노동자가 우리들의 진짜 모습이다. 빼앗긴 노동력을 되찾고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의 권리를 지키고 폭력에 맞서 당당하게 투쟁하는 노동자만이 진정한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에서 나온다.
우리 노동자들이 파렴치한 도둑 돼지들의 주문에 순순히 응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 검찰과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주의 착취경제의 분배정의’를 귀담아 들을 이유 역시 조금도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해고자들의 원직복직, 부품사 하청노동자들의 획기적 임금인상 등을 내건 노동자투쟁만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다. 또한 우리 노동자들은 ‘회사장부의 완전한 공개’를 당당히 요구한다. 그들의 비밀장부는 공개되자마자 숨겨진 거대한 착취규모를 낱낱이 보여줄 것이다. 그리하여 노동자투쟁의 정당성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확실하게 증명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노동자들이 기업을 감시, 통제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도둑들에게 농락당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뒷덜미를 더욱 단단히 움켜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는 정몽구 부자의 비리와 같은 사건을 보지 않을 것이며, 우리 후대 노동자들의 가십거리로만 남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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